울산 중구 남외동에 위치한 "병영" 이란 동네에는 막창골목이 있습니다. 골목 입구부터 끝까지 양쪽으로 막창집이 줄 서있고 칼국수까지 무료로 주기 때문에 다른 동네나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와서 줄 서서 먹고 가신답니다. 막창골목 끝에는 술집들도 많고 횟집이나 고깃집, 노래타운 등등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동네가 병영입니다. 막상 저는 병영에 살지만 막창을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이상하게? 그래서 그런지 막창 골목을 지나갈 때마다 "왜 굳이 저렇게 줄 서서 먹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도 엄청 많고 주말이면 웨이팅 줄이 엄청 길게 있습니다.
막창을 싫어하는 사람은 물론 많이 없겠지만 어릴 때부터 살아서 그런가 막창을 막 찾고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는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병영에 살고 있는 제가 봤을 때는 병영은 번화가와 동네 사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번화가라 하기엔 술집규모가 작고 그렇다고 동네라고 하기에는 번화가에 있는 노래타운이나 술집들이 다 있으니 참 애매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성인이 되고부터 제 친구들도 번화가에 나가서 술 먹은 기억이 특별한 날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굳이 갈 필요가 없어서.. 여하튼 저는 병영에 살고 있는 걸 만족하고 잘 살고 있답니다. 오늘은 병영 막창골목 옆 선우시장 앞에 있는 뒷고기 집 "본가 뒷고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울산 병영 남외동 본가 뒷고기
병영 막창골목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다 보면 선우시장이 나와요. 본가 뒷고기는 선우시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데 선우시장은 " 평화 양과점 "이라는 아주 아주 오래되고 유명한 빵집이 있는 명소랍니다. 기회가 된다면 평화 양과점도 리뷰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울산 병영 본가 뒷고기의 내부는 밖에서도 보시다시피 아주아주 오래된 점포입니다. 그만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고 대체 몇 년도부터 장사를 하셨을지 가늠이 안될 정도로 오래된 인테리어와 가구들이 또 정겨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안에는 좌식 테이블까지 해서 자리가 7개 정도 있었습니다. 본가 뒷고기는 신기한 게 항상 제가 들어가기 전에는 손님이 많이 없는데 제가 들어가서 먹고 있으면 한분 두 분 오셔서 홀이 꽉 차기 시작했습니다.
뒷고기는 아무 부위를 섞어놓은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가격이 저렴했습니다. 그 외에도 대패삼겹살과 삼겹살도 있는데 요즘같이 물가가 높은 상황에 삼겹살이 6천 원이라니... 변하지 않는 건 맛뿐만이 아니라 가격도 마찬가지라 대단했습니다. 뒷고기 퀄리티를 봐선 삼겹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 꼭 삼겹살을 먹으러 와봐야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뉴는 딱 이렇게 고기 3종만 판매하고 있었고 본가 뒷고기는 기본에 충실하구나 역시 기본이 제일 중요하지 하고 뒷고기를 4인분 시켰습니다.
주문을 하고 3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기본 밑반찬과 뒷고기가 나왔습니다. 어느 부위인지 감도 안 오는데 비계가 많은 부분이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찬에 나온 저 기름장은 일반 참기름이 아니라 들기름 같은데 소금이 살짝 들어가서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마법의 기름장이었습니다. 직접 짜신 건지 아니면 시장 방앗간에서 짜시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의 기름 장이라 3번은 리필한 것 같았습니다. 병영 본가 뒷고기는 저 기름장이 살렸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들기름 따위가 이렇게나 맛있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극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맛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크게 봐야 하는 법. 고기를 굽고 맛을 한번 보니 술을 참을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여자 친구한테 소주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도끼눈으로 쳐다보길래 한병당 만원에 딜 하고 간단하게 한 병만 먹기로 했습니다. 역시 고깃집은 다 좋은데 밥만 먹으러 가기엔 참기 힘든 곳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가 뒷고기는 마법의 들기름장과 양대산맥인 파채 무침이 있습니다. 파채는 단맛과 새콤함이 같이 어우러져 역시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습니다. 괜히 가게가 오래된 게 아니죠. 오래된 짬에서 나오는 연륜은 무시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인아저씨한테 리필 좀 해달라고 했더니 무덤덤하게 주방 가서 파채를 통으로 들고 오셔서 덜어주셨습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밥을 주문했습니다. 공깃밥 2개와 된장찌개를 시켰더니 5분 정도 있다가 가져다주셨는데 뚝배기 채로 집게로 들고 오셔서 불판 위에 툭 올려 주고 가셨습니다. 역시 맛으로 승부 보는 곳은 달랐습니다. '오기 싫으면 오지 마 너만 손해야'라는 마인드의 장사. 맛있는 곳인데 누가 안 오겠습니까
된장찌개도 역시 딱 기본에 충실한 된장찌개였습니다. 근데 본가 뒷고기 된장찌개는 된장을 직접 담 그시는지 다른 고깃집과는 맛이 많이 달랐습니다. 깊은 맛도 나고 적당히 매콤하고 딱 밥을 부르는 된장찌개였습니다. 저는 보통 고깃집에서 된장찌개를 시키면 청양고추를 더 썰어 넣는데 본가 뒷고기 된장찌개는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습니다. 매콤함, 구수함, 짭짤함 삼위일체 된장찌개에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고기를 둘이서 4인분을 먹고도 밥을 다 해치워버렸습니다.
오래된 식당을 가면 느껴지는 건 항상 인테리어나 서비스보단 딱 "식당"이라는 취지에 맞게 맛에만 집중하는 게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이런 오래된 노포점 같은 식당을 선호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있는 뒷고기 맛집을 찾아가시면 되는 것 아닐까요? 항상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니. 울산 병영 막창골목 인근에 위치한 본가 뒷고기는 뒷고기도 부드럽고 질긴 부위가 전혀 없었으며 조금씩 비계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만 골라서 먹고 싶을 정도로 기름지고 고소했습니다. "삼겹살 먹을래 뒷고기 먹을래?"라고 물어본다면 후자를 택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드셔 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한번 가보시면 무조건 꼭 또 생각날 집이란 걸 자부합니다. 쓰다 보니 또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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